2009년 10월 11일
흉기 들이대고 강간해도 목 긋고 해도 집행유예?
마침 재미있는 자료가 나와서 겸사겸사 포스팅. 조선일보 기사 "흉기 들이대고 강간해도 목 긋고 해도 집행유예"에 의하면,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지난 7월~9월 말 서울고등법원 산하의 10개 1심 법원이 선고한 성범죄(강간·강간추행 등) 판결 95건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중 50건(52.4%)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됐다"고 한다. 아마 이 기사에 분노를 느낄 사람들도 많겠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만약 저 비율이 모집단과 큰 차이가 없다면, 성범죄의 집행유예 비율은 일반적인 범죄에 비추어 상당히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집행유예제도의 입법론적 검토와 개선방안」(지영환/조행란, 외법논집 제25호, 200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00년-2004년(5년) 동안 제1심 공판사건 중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형의 선고를 받은 인원 중에서 집행유예인원은 비율상 각각 63.4%, 63.2%, 62.9%, 62.3%, 63.2%"다. 특히 화이트칼라범죄의 경우 "1심에서 72%, 항소심에서 72.5%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52.4%는 엄청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엄격한 집행이 필요하다는 것은 곧 집행유예를 극히 한정적으로 인정하고, 무조건 실형을 살게 해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물론 성범죄에 특유한 뭔가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범죄자만 유독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무조건 깜빵에 쳐넣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성범죄는 엄연히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문제이며, 그 형량은 전체적 형평 속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자료로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법관과 일반인의 인식차이」(이창한, 한국공안행정학회보 제34호, 2009)가 있다. 다음의 표를 보자.

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일반인들이 법관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세한 것은 논문을 참조하길 바라고, 이 논문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부분은 "강간, 미성년자강간, 친족강간의 경우"이다. "법관은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일반인은 높은 수준에서 유기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식의 차이가 존재했"으며 "일반인이 법관에 비해 더 장기간의 유기형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관은 주로 "미수"나 "피해자와 합의한 점", "우발적 범행", "취중범행", "가족 모두 처벌을 원치 않았음" 등을 많이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일반인은 이러한 작량감경사유에 대해서도 법관에 비해 매우 엄격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의 법감정이 언제나 정당한 것도 아니고, 이번 조모씨 사건에서 드러나듯 감경사유의 취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양형에서 어느 정도 조정을 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결코 대중들이 원하는 수준으로의 대폭적인 상향은 불가능할 것이다.
PS_ 사람들이 성범죄에 각별한 관심을 두는 것은 대체로 그 선정성 때문이다. 조모씨 사건과 관련해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구체적인 범행 상황을 묘사한 글이었다. 그 글의 진위는 확실치 않으나 일단 담당 피디의 말에 따르면 "눈뜨고 보기 힘든 소설"에 가깝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사람들은 마치 포르노그라피를 즐기듯 그 글을 즐겼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만약 저 비율이 모집단과 큰 차이가 없다면, 성범죄의 집행유예 비율은 일반적인 범죄에 비추어 상당히 낮은 편이기 때문이다.「집행유예제도의 입법론적 검토와 개선방안」(지영환/조행란, 외법논집 제25호, 2007)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00년-2004년(5년) 동안 제1심 공판사건 중 유기징역 또는 유기금고형의 선고를 받은 인원 중에서 집행유예인원은 비율상 각각 63.4%, 63.2%, 62.9%, 62.3%, 63.2%"다. 특히 화이트칼라범죄의 경우 "1심에서 72%, 항소심에서 72.5%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에 비하면 52.4%는 엄청난 차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더 엄격한 집행이 필요하다는 것은 곧 집행유예를 극히 한정적으로 인정하고, 무조건 실형을 살게 해야 한다는 말이 될 것이다. 물론 성범죄에 특유한 뭔가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범죄자만 유독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무조건 깜빵에 쳐넣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성범죄는 엄연히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문제이며, 그 형량은 전체적 형평 속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자료로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법관과 일반인의 인식차이」(이창한, 한국공안행정학회보 제34호, 2009)가 있다. 다음의 표를 보자.

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일반인들이 법관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세한 것은 논문을 참조하길 바라고, 이 논문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부분은 "강간, 미성년자강간, 친족강간의 경우"이다. "법관은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일반인은 높은 수준에서 유기형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식의 차이가 존재했"으며 "일반인이 법관에 비해 더 장기간의 유기형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관은 주로 "미수"나 "피해자와 합의한 점", "우발적 범행", "취중범행", "가족 모두 처벌을 원치 않았음" 등을 많이 고려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으나, "일반인은 이러한 작량감경사유에 대해서도 법관에 비해 매우 엄격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의 법감정이 언제나 정당한 것도 아니고, 이번 조모씨 사건에서 드러나듯 감경사유의 취지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양형에서 어느 정도 조정을 할 수는 있다 하더라도 결코 대중들이 원하는 수준으로의 대폭적인 상향은 불가능할 것이다.
PS_ 사람들이 성범죄에 각별한 관심을 두는 것은 대체로 그 선정성 때문이다. 조모씨 사건과 관련해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구체적인 범행 상황을 묘사한 글이었다. 그 글의 진위는 확실치 않으나 일단 담당 피디의 말에 따르면 "눈뜨고 보기 힘든 소설"에 가깝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사람들은 마치 포르노그라피를 즐기듯 그 글을 즐겼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비판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 by | 2009/10/11 19:18 | 트랙백 | 덧글(0)



